겨울나기
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나는 것은
무심코 가는 길이지만
임을 기다리며 오늘을 사는 것은
뒷걸음치는 세월이어라
시린 어둠 비벼가며
털모자 속 민머리 감출지라도
소주잔 기울이는
이 처량함 보단 나아
겨울 나는 것엔 이골이 났는데도
이놈의 처량은 다 할 줄 몰라
세월 거스르는 법 배우려다
고독 먼저 배워버려
잔을 채운 고독은
연신 중생천을 흐르고 있었다.
-매물스님의 [신기루] 중에서
겨울나기
봄을 기다리며 겨울을 나는 것은
무심코 가는 길이지만
임을 기다리며 오늘을 사는 것은
뒷걸음치는 세월이어라
시린 어둠 비벼가며
털모자 속 민머리 감출지라도
소주잔 기울이는
이 처량함 보단 나아
겨울 나는 것엔 이골이 났는데도
이놈의 처량은 다 할 줄 몰라
세월 거스르는 법 배우려다
고독 먼저 배워버려
잔을 채운 고독은
연신 중생천을 흐르고 있었다.
-매물스님의 [신기루] 중에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