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얀 꽃 웃음 웃으며
* 용혜원
친구야!
어느 날 인기척에 방문을 열었을 때
하얀 꽃 웃음 웃으며 서 있던 너
그날 얼마나 반가웠나 생각나지
친구야!
약속 장소에서 아무리 기다려도
오지 않던 네가
그 지루한 시간을 깨고 나타나서도
당당한 네 모습에 지금도 웃음이 돈다
왜 그리도
우리 만남을 그렇게 좋아했을까?
나날이 우리의 날이었지
마음과 마음으로 사랑과 인생 죽음 그리고 꿈
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날 줄 몰랐지
여름이면 낮이 길어서
겨울이면 밤이 길어서
헤어질 때면 수 없이 머뭇거렸던 우리
친구야!
우리를 누가 갈라 놓았을까?
모를 일이야, 그렇게 다정했던 우리들
오늘도 광화문 네거리 같은데서
우연히 너를
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거리를 나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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